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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사랑, 실천하고 있는가? 오강현제205회[임시회] (2020-10-1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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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고촌읍, 사우동, 풍무동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행정복지위원회 오강현 의원입니다.

  지난 주 10월 9일은 574돌 한글날이었습니다. 1940년부터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고 이에 근거해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양력으로 바꾸면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였습니다. 일제 식민지에서 한글을 지키고 한글날을 기념하는 것은 그 자체가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엄혹한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조선어학회가 발표한 한글맞춤법 통일안 작성에 참여했던 외솔 최현배 선생이 일제 강점기에 붓으로 썼다는 ‘한글이 목숨’이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는 곳곳을 다니다 보면 한글 간판보다는 영어, 일본어 등 외래어가 남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상에서는 줄임말, 신조어, 약어 등 국적 모를 말들이 넘치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이번 한글날에 즈음 국립국어원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용어들에 대해 외래용어가 남발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국민들의 건강, 생명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더욱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순화된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여 누구나 소외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팬데믹(pandemic)은 세계적 유행으로, 에피데믹(epidemic)은 유행으로 고쳐 쓸 것을 권고하고 스니즈 가드(Sneeze Guard)는 침방울 가림막으로, 엔택트 서비스(untact service)는 비대면 서비스, 뉴노멀(New Normal)은 새 기준 새 일상으로, 코호트(cohort) 격리는 동일집단 격리, 위드(with)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 일상, n차 감염은 연쇄 감염으로, 어려운 한자어인 비말(飛沫)은 침방울, 의사(擬似)환자는 의심환자, 지표(指標)환자는 첫 확진자로 고쳐 사용해 주길 당부하였습니다.  

  김포시의 한글 사용의 실태는 어떠할까요? 김포시는 2014년 '한글사랑 지원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조례 제1조 목적에서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김포시민의 한글사용을 촉진하고 한글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한글사랑과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제시하였으며 제6조제2항제2호와 제3호에서는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한자어, 외국어 및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낱말의 사용을 자제하고 쉬운 우리말을 사용한다.” 그리고 “꼭 사용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외래어의 사용을 자제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트빌리지, 아트홀, 에코센터, 클린도시사업소, 브리핑룸 등등 김포시 공공기관의 명칭과 최근 새롭게 만든 부서의 명칭을 보면 공공기관이 앞장서 외래어를 쓰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클린이라는 용어보다는 청정, 맑은, 깨끗한 등 우리말을 쓰며 상하수도사업소도 성남시, 포항시, 의정부시, 경주시 등등은 맑은물사업소로 쓰고 있습니다. 즉 부서명은 우리말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각 부서마다 가건물, 간담회, 견본, 수취인, 순번, 행선지, 잉여 등등 아직도 일본어 투 용어를 흔하게 쓰고 있습니다. 이는 각각 임시건물, 정담회 또는 대화모임, 본보기, 받는이, 차례, 가는곳, 나머지 등으로 순화하여 써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공공언어는 사회 전체의 언어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외래어보다는 우리말을 사용하고 일제 잔재 용어는 청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바르고 정확한 우리말을 사용하여 한글 사랑을 행정에서 실천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다음으로 국어책임관 제도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주시길 주문합니다. 「김포시 한글사랑 지원 조례」 제9조에 의하면 국어책임관의 지정 및 임무에는

  시장은 한글사랑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장 또는 이에 준하는 직위의 공무원을 국어책임관으로 지정하여야 한다. 국어책임관의 임무는 다음과 같다. 

  1. 시가 수행하는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알기 쉬운 용어의 개발과 보급 및 정확한 문장의 사용 장려

  2. 국어사용 환경 개선 시책의 수립과 추진

  3. 시 직원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시책의 수립과 추진

  4. 기관 간 국어와 관련된 업무의 협조

  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물론 김포시의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국어책임관이 누구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릅니다. 국어책임관은 「국어기본법」 제10조에 따라 공공기관의 국어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연직으로 운영이 되어 비전문가인 문화관광과장이 국어책임관을 맡고 있습니다. 그동안 역대 문화관광과 과장들은 국어책임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어 관련 자격이 있거나 전공한 공무원을 채용함으로써 형식적인 국어책임관제를 보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마을, 산, 다리 등등 다양한 이름 중에서 고유 이름을 찾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랍니다. 일제 강점기와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의미 있고 예쁜 고유한 이름을 우리 시는 수도 없이 많이 잃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촌에는 옥녀봉과 당산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항 활주로 기반을 다질 땅이 필요하여 옥녀봉을 허물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당산미란 이름을 없애고 당산미를 옥녀봉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고유한 원래 이름을 찾아주어 지역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길 당부합니다.

  또한 고양시의 달빛마을, 별빛마을, 은빛마을, 옥빛마을. 세종시의 도로 이름 겨레로, 한결로, 솔빛로, 다솜로, 라온로. 다리 이름에 우람교, 가람교. 동 이름에는 다정동, 새롬동, 보람동, 소담동, 집현동, 어진동, 산울동, 해밀동, 아름동, 고운동 등이 있습니다. 새롭게 이름이 필요한 곳에는 과거 연원을 찾아 이렇듯 의미 있고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짓고 쓰기를 당부합니다. 

  언어는 생각의 집을 짓는 얼입니다. 외솔에게 한글은 목숨이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앞장서 한글 사랑을 실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신 시민, 언론인, 동료 의원님, 시장님, 공직자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