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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구청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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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구청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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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51만 김포시민 여러분! 김인수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진·양촌·대곶·월곶·하성 5개 읍면과 구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배강민 의원입니다.

먼저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 홍철호 전 의원이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당원 행사에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보다 서울 편입이 낫다”라는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김포가 서울시 교육특구로 편입된다면 우리 시의 가치는 상상초월”, “소규모 시군이 바라는 정도의 혜택이 아니라 대도시로서 웅대한 꿈을 꾸려 한다”, “수도 서울이 바다를 갖게 되는 것은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추진과정에서 마주치게 될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방안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이 그저 서울 편입은 마냥 좋을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좋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홍 전 의원이야 당장 코앞에 총선을 앞 둔 정치인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해 봅니다. 그러나 시장은 다릅니다. 시장은 정치인이 아니고 행정가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이야 표도 끌어모아야 하고 총선에서 이겨야 할 테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한 지자체의 수장은 정책 결정에 있어 숙고하고 소통하고 정밀한 분석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걱정입니다. 시장님이 언론사를 통해 김포가 서울시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논거와 주장은 홍 전 의원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있습니다. 그야말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수준입니다. 수차례 말씀드렸지만 시장님은 이제 시민의 보좌관입니다. 정치인이 아닌 시민과 소통해야 하고 시민의 말씀에 귀 기울이셔야 합니다.

시장님! 서울시로의 편입, 누가 기정사실화했습니까? 이런 중차대한 일을 결정하면서 단 한 번이라도 시민의 의견을 정중히 물으셨던 적이 있으십니까? 총선을 앞두고 뜬금없이 현수막이 붙더니 갑자기 시장님이 서울시 편입을 기정사실화 해 버리셨습니다. 시장님께서는 시와 아무런 의견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행정구역 개편을 논하고 있는 전 국회의원의 월권행위를 먼저 지적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장님이 홍 전 의원님의 의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현 국회의원도 아닌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행정구역 개편에 무슨 권한이 있습니까? 순서와 절차, 협의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의견표명을 자행한 정치인의 발언에 항의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당장 편입의 주체인 서울시도 갑작스러운 김포의 편입 주장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17일 자 서울신문 기사를 보면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고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 사례는 김포의 서울 편입론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명했습니다.

절차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 관할 구역 변경을 추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우선 경기도의회,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야 하고, 필요시 주민투표도 실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련 법률을 제정해야 하는데 여야·지역구별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는 더더욱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의 이중, 삼중 문턱을 넘어서야 합니다. 당장 서울시 안팎에서도 김포시가 편입되면 서울의 1000만 도시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역 균형의 발전에 어긋난다는 시각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만일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본격 추진된다면 경기도의 반발도 불 보듯 뻔합니다. 영역이 줄어드는 걸 손 놓고 지켜볼 광역지자체는 없습니다. 이 설득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이런 일련의 절차가 진행되려면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가 필수인 이유입니다. 행정구역 개편이 총선을 앞두고 말부터 던져놓으면 알아서 진행되는 무 썰듯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서울시 편입에 자신 있다 하시니 지금부터는 김병수 구청장님이라 부르겠습니다. 김병수 구청장님! 만약에 정말로 김포시가 서울시 김포구로 된다면 시군에 비해 그 권한은 축소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겁니다. 예를 들어 현행법상 도시계획의 입안, 결정 등 도시계획 관련 사무는 특별·광역시 등 광역지자체의 사무이며 기초지자체인 자치구는 서울시장의 권한 중 일부를 조례로 위임받아 수행할 뿐입니다. 이 말은 스스로 도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서울시로의 편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절차와 순서가 바뀌었고 방법이 잘못되었으며 시기적으로 충분히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것입니다.

강조하지만 시장님은 다가올 총선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정치인이 아니고 행정가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의 보좌관으로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시민의 바람대로 정치가 아닌 행정을 하셔야 합니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탈락한 김태우 씨는 그의 공적으로 25년 강서구민의 숙원이자 그가 늘상 주민기피시설이라 부르던 ‘방화건폐장 이전 전격 합의’를 꼽았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김포시는 기피시설, 혐오시설을 그 누구보다 빨리 합의해 받아온 시가 되었습니다.

시장님! 김병수 김포시장님!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버스전용차로 개통과 추가 버스 투입 등 대책에도 불구하고 다시 증가하고 있는 걸 알고 계십니까? 9월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의 평균 혼잡도가 200%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포시와 정부여당인 국민의힘 역할이 가장 필요한 이 시점에 예타 면제 등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은커녕 오히려 국토부의 12월까지 지자체 간 합의를 연기하겠다는 발표를 수용하며 노선 확정 지연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김포시장은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벌써 구청장이 되신 겁니까? 시민들은 쓸데없는 짓 말고 5호선 빨리 확정하고 인하대병원, 문화예술건립 등 기존 사업만이라도 제대로 잘하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5호선은 총선용 사업이 아닙니다. 시민의 생명줄입니다. 지소선후(知所先後)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먼저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안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것이 본질적인 것이고 시급히 해야 할 일인지 당연히 알아야 하고 안다면 그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맞습니다. 지금은 먼저 할 일을 알고 그 일을 서둘러 해야 할 때입니다. 예타 면제 등 5호선과 관련된 급한 일들을 먼저 처리한 후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신중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여 말씀드립니다. 김병수 김포시장님은 서울시 편입에 대해 신속하고 명확하게 입장표명 할 때가 아니라 5호선 김포 연장 사업 연기에 대해 김포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강력하게 항의하여야 할 때라는 것을 자각하고 행동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경청하여 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