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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기술, 지피지민(知彼知民)해야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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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기술, 지피지민(知彼知民)해야 이깁니다.

내용

존경하는 50만 김포시민 여러분! 김인수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진·양촌·대곶·월곶·하성 5개 읍·면과 구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배강민 의원입니다.

먼저,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협상의 기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너무 갈망해서 협상을 끝내는 실수를 하지 마라.”(never to seem too eager to cut a deal)
1987년 출간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베스트셀러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책엔 트럼프가 부동산 재벌을 거쳐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비즈니스와 협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갖가지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그는 책에서 거래와 협상에서 성공하기 위한 지침으로 ▷크게 생각하라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등 11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협상의 시대입니다. 리더들은 언제나 '협상'을 마주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그들이 협상 과정에서 자칫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리더의 지위마저도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 간은 물론 국가, 지역, 기업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협상은 문제해결의 차선책이 아닌 최선의 방책입니다.
지난 11월 11일 김병수 시장님은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강서구와 함께‘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셨습니다. 대대적인 보도와 함께 ‘김병수 시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등 시장님의 업적을 칭송하고 격려하는 각종 현수막이 거리에 내걸렸습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각종 단체까지 나서 축하와 환영 일색의 문구가 가득한 현수막을 내건 것을 보며, 5호선 연장이 얼마나 김포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장님!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나 시장님께 한가지는 묻고 싶습니다. 본 의원은 지난 11월 3일 제220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방화동 건폐장 이전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해 시장님께 질의하였습니다.

당시 시장님의 답변입니다. “건폐장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건폐장 이전은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전할지 폐업할지 어디로 갈지. 이것이 전혀 논의되지 않았고, 그래서 건폐장이 이전도 될 수 있고 폐업도 될 수 있고 사라질 수도 있고 이전이 되더라도 김포가 될 수도 있고 인천이 될 수도 있고 일산이 될 수도 있고 어디로 가든지 그것에 대해서는 지금 전혀 논의된 바가 없습니다.” 몇 번을 들여다봐도 “전혀 논의된 바 없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해당 답변을 하신 후 불과 8일 뒤 시장님은 서울시, 강서구와 함께
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을 포함한 서울5호선 연장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시장님 답변대로라면 8일 만에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 문제가 논의되고 결정된 것입니다.
민선8기 김병수 시장님은 통하는 김포, 소통을 강조해 오고 계십니다. 그러나 정작 통해야 할 때는 통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불통즉통(不通卽痛)입니다. 통하지 않으면 아프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김포 방면 서울 5호선 연장에 대한 관계기관 논의는 2017년부터 시작됐지만, 5호선 종점에 있는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추진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서울시는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을 김포로 이전하는 것을 5호선 연장의 조건으로 내걸었고, 김포시는 건폐장 이전으로 인한 소음, 악취, 먼지 유발 등 주민이 입게 될 피해 우려와 더불어 이와 관련한 주민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협약의 물꼬가 터진 것은 김포시가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의 김포 이전을 받아들이면서입니다. 건폐장 이전을 포함한 이번 협약은 강서구민에게는 더 큰 경사인 듯합니다. 협약식 후 서울 강서구 곳곳에 “경축 12년간 숙원사업 방화차량기지 및 건설폐기물 처리장 김포시 이전”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11월 28자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혐오시설 처리 문제해결을 공언했던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 김포로의 건폐장 이전을 이뤄내 강서구의 숙원을 해결했다.”고 인터뷰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를 보면 우리 김포시민에게 5호선 연장이 숙원이었듯, 서울시민과 강서구민들에게 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은 오랜 숙원이자 골칫덩어리였던 게 분명합니다.

2022년 11월 20일자 노컷뉴스 기사입니다. 5호선 연장 협약과 관련해 시장님은 “서울시가 원하는 게 5호선의 노선 연장이 아닌 ‘방화차량기지 이전과 그 일대 개발’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협상에 나섰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방화차량기지 주변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 하기로 하면서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라고 설명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이 기사만 놓고 보면 5호선 연장 협상에서 시장님은 김포시민보다 혹시 강서구의 개발과 강서구민들의 숙원을 먼저 생각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김포시민의 입장으로서 ‘혹시나 건폐장이 김포로 이전해온다면, 차량기지가 온다면…’을 먼저 생각하셨다면 또 다른 협상의 기술이 발현되지 않았을까요?

인천시는 이번 인천 패싱의 원인이 수도권매립지로 고통받아 온 점을 고려해 건폐장 이전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인천시의 입장 때문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번 건폐장 이전과 관련해서도 건폐장 이전의 유력한 후보지로 수도권매립지와 가까운 양촌읍 학운리 일대가 거론되면서 갈등과 우려가 심화된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4일 검단주민총연합회 등은 “인천 지역은 아니더라도 인접한 4매립장 쪽이라면 폐기물 매립이 계속 이뤄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당장 건폐장의 김포시 이전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향후 민민 갈등 발생 소지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또한 인천시는 “경제성 측면에선 검단이 패싱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최대한 인천에 유리한 노선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향후 협상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님과 공무원 여러분!
이제는 더 치밀한 협상의 기술이 본격적으로 발현되어야 할 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서 썼던 화려한 기술 중 하나는 서두에도 언급한 “너무 갈망해서 협상을 끝내는 실수를 하지 마라.”입니다. 그리고 그는 “거래를 성사시키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것이 최악의 협상 기술이다. 상대방은 피 냄새를 맡게 되고, 당신은 죽게 된다.”라고도 했습니다.

혹시나 그동안 5호선 연장 축포로 인해 시민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셨다면, 그 축포 소리가 잠시 잦아들 때 시장님께서는 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에 대해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있을 서울시, 인천시와의 협상에서 김포시민과 미래 우리 김포의 후손들이 어떻게 하면 진정 행복할 것인가를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기신다면 그 어떤 협상의 기술보다 빼어난 전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협상의 바이블로 불리는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옵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이긴다는 뜻입니다.
지피지기도 훌륭한 협상의 기술이겠지만, 시장님께서는 향후 있을 협상에서 지피지민(知彼知民)의 자세로 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상대방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그것은 시민의 마음을 읽는 것입니다.

소중한 시간 경청하여 주신 동료의원 여러분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