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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치는 생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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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치는 생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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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50만 김포시민 여러분! 김인수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진·양촌·대곶·월곶·하성 5개 읍면과 구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배강민 의원입니다. 먼저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흔히 쓰여 온 말 중 하나입니다. 생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물처럼 시류와 정치 역학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치 현실을 빗댄 말입니다. 다른 면으로는 너무나 많은 변화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치 현실에서 “정치가 생물”이라는 말은 불합리한 정치풍토를 풍자할 때 더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한편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정치학 교수인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은 “정치는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인의 최고 덕목이란 정당화된 권력을 바탕으로 공익, 자유, 생존권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가치를 현명하게 배분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지방정치는 중앙의 정치와 닮아서는 안 된다는 게 저의 소신입니다. 데이비드 교수의 말은 지방정치가 생물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는 말입니다. 시민의 삶과 밀접한 지방정치가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 뒤에 숨어 정치인 자신은 물론 개인의 미래나 영달을 추구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저는 5분 발언을 통해 골드라인이 지금과 같은 지옥철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짚어본 적이 있습니다. 2기 신도시 건설계획으로 도시철도 유치의 기회를 얻은 김포는 지상과 지하, 중전철과 경전철, 9호선 유치 등의 정치적 대립 끝에 결국 경전철로 다운그레이드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골드라인은 이용객 폭증에도 대처할 수 없는 비확장노선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채 시민들의 고통과 아우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민만을 생각했다면 정치적 이해타산 대신 김포의 미래만을 내다봤다면 적어도 역사가 2량 정차용으로 설계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큽니다.

골드라인의 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제 김포가 기댈 것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뿐입니다. 그래서 5호선만큼은 어느 정당의 이익이나 어느 정치인의 출세를 위하여 또는 다가올 총선 등 정치적 역학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진행상황은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해 보입니다. 안심이 되질 않습니다.

우리 김포가 서울 5호선 등 광역철도 유치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만큼 서울시와 강서구는 주민 기피시설인 서울 5호선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을 이전시키는 것이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에 5호선 방화차량기지 이전 및 부지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며 2016년에는 방화 건폐집적구역 대체지 검토 및 환경성 제고방안 연구용역을, 2017년에는 5호선 방화차량기지 이전 부지 활용방안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연이어 진행하며 서울 5호선 연장을 본격화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 강서구는 “건폐장의 관외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서울시에 제출했고 서울시는 결국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원순환단지 조성 건폐장 이전 사업비 150억을 반납했습니다. 하지만 김포는 시민과의 어떠한 합의 과정도 없이 지난해 11월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강서구와 함께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 김포 이전을 받아들이고 말았습니다. 과연 건폐장부터 받아들이는 게 그렇게 서둘러야 하는 일이었는지, 김포시민들을 위한 일이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지난 5월 21일 인천일보 기사 하나를 인용해보겠습니다. 인천 서구의 신동근 국회의원은 지난 5월에 있었던 인천 서구와 경기 김포시의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환영한다며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에 있어서 인천 서구 주민이 희생을 당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은 건폐장 문제에 대해 시민의 입장에서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반면 우리 김포는 덜컥 건폐장부터 들여왔습니다. 인천시와의 노선 협상을 먼저 진행하고 김포시와 인천시가 서울시를 상대로 차량기지 및 건폐장 이전에 대해 공동 대응했으면 어땠을까요?

하지만 이것도 지난 일입니다. 공과를 따지기에도 이미 늦었습니다. 이제는 여야를 떠나 오직 시민만 생각하며 서울 5호선이 김포로 연장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전략을 세워 조기 착공시켜야 하는 지역적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방편의 하나로 차량기지와 건폐장을 김포로 이전시키는 대신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활용하며 얻게 될 개발이익금을 서울 5호선 건설비와 운영비, 건폐장 이전 비용에 반드시 투입시키는 방안을 협상하고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정치적 퍼포먼스에 몰두할 때가 결코 아닙니다. 대광위의 주재로 김포시와 인천시 측의 노선 관련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얼마 전부터 김포지역 국민의힘은 “검단경유 X, 김포직결 O”라는 주장을 담은 정책 현수막을 게시했습니다. 그리고 5호선 연장 촉구결의문을 발표하며 김포검단선 검단 3개 역 설치가 아닌 김포시 안이 되어야 한다, 환승 없는 직결 노선이어야 한다며 이것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 갑을 지역구에서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포, 인천, 서울시 중 어느 누가 얼토당토않은 환승안이라는 카드를 제시한 것인지, 밀실행정으로 일관해 시민들 누구도 알지 못하는 김포시 안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기에 이런 생뚱맞은 주장을 하는 것인지 어리둥절하기까지 합니다. 혹시나 정치적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서거나 다가올 총선에서 5호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면 정말 큰일입니다.

김병수 시장의 공약집 첫 번째 장 제목 “타자! 지하철”이라는 제목 하단에는 “김포한강선(지하철 5호선 연장) 반드시 착수-시장이 되는 즉시 서울시장·국토부 장관과 마주 앉아 김포한강선 문제해결 및 사업착수”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저의 5호선 관련 시정질의에 김병수 시장님은 착수라는 용어는 제가 쓴 적이 없다. 임기 4년 마칠 때까지 착공 계획을 잡겠다는 말은 했지만 착수라는 단어는 쓴 적도 없다라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7월 16일 자 인천일보를 비롯한 주요 지방지에는 5호선과 관련해 인천 서구와 김포시 등 지자체 간 이견으로 사실상 모든 일정이 정지된 상황이라는 기사가 실린 바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 말씀드립니다. 지방정치는 결단코 생물이 아닙니다. 오로지 시민만 생각하고 합의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김포를 위한 미래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지방정치인의 정치적 행위가 사익을 위한 것이라면, 본인의 출세만을 위한 것이라면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정치적 실리만을 생각하며 퍼포먼스에 몰두하기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김포의 미래 향방을 가릴 수도 있는 5호선 연장 사업이 합리적이고 정상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경청하여 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감사합니다.